2008/06/06 03:35

노파심

소위 메이저캠들이 단체로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8, 90년대의 악습이 반복될 조짐이 보여서 걱정된다. 선도투를 이끄는 서울대와 자신들만의 응원문화로 결속하는 연대와 고대, 그리고 역시 강한 결속력을 자랑하는 이대.응원가를 개사하여 새로운 시대의 민중가요로 만드는 것까지는 바람직 하지만 응원행위 자체가 집회장의 놀이가 되어서는 안된다.

오늘 집회에 참석하여 계속 느낀 불편한 감정의 정체는 이것이였다. 나 역시 메이저캠 소속이긴 하지만 자신들끼리 몰려다니며 타 학교 학생들이 이질감을 느낄 수 있는 응원문화를 반복하는 것은 '영 아니올시다' 이다. 정 그 자리에서도 응원을 하고 싶으면 응원가를 좀 더 그럴듯하게 개사해와서 부르길 추천한다.

여하튼 대학생들이 본격적으로 판에 끼면서 깃발의 숫자도 대폭 늘어났는데 걱정이다. 시위의 '순수한' 목적이 '변질' 되는 것 따위의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시위의 대의는 지금까지 계속 자체적으로 진화하여 왔다. 문제는 깃발에 속할 곳이 없는 일반 시민들의 소외와 비메이저캠들의 소외감이다.

대오는 서울대가 지도하고 노래는 연고대가, 구호는 이대가 담당하면 시위할 맛이 나겠는가? 물론 이것은 응원문화와 같은 전체주의 문화에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본인의 편견이 심하게 작용한 기우에 불과할 뿐이다. 아니, 기우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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