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08/07/25 조중동의 주경복 색깔론. 누가 친북좌파일까?
  2. 2008/07/23 독도의 미로
  3. 2008/07/21 요동치는 민족주의 (2)
  4. 2008/07/20 오바마의 아프간 방문과 제국의 경영
  5. 2008/07/17 이영희 노동 "민주노총, 탄압 운운 말고 자성해야" (2)
  6. 2008/07/17 내셔널리즘의 덫 (4)
  7. 2008/07/15 유인촌의 친척?
  8. 2008/07/13 막장 대화록
  9. 2008/07/12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10. 2008/07/10 문뜩 떠오른 헛생각
2008/07/25 16:01

조중동의 주경복 색깔론. 누가 친북좌파일까?

 7월 30일 교육감 선거가 어느새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우리의 조중동은 선거날짜가 임박할수록 네거티브 공세의 포문을 활짝 열어제끼고 있다. 그런데 이 공세의 내용들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 우선 주옥같은 기사들을 감상하도록 하자.

동아일보

조선일보

 마치 헤드라인을 청와대에서 하달이라도 해준 듯 똑같다. 90년대 교조적 학생운동권 내의 문건은 제주도에서 쓰나 서울에서 쓰나 서로 내용과 문체가 똑같았다는 농담이 있는데 마치 그것을 방불케 한다. 사실 조중동이 트집잡은 내용은 이미 10년 전에 DJ 정부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으로 최장집 교수-2MB 정권의 자문단과 비교해보면 욕이 절로 나온다-를 기용하려고 할 당시 조중동이 써먹었던 수법과 토씨하나 다른 게 없다.

■최장집 사건(1998): 98년 김대중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이 된 최장집 교수(고려대 정치외교)는 <월간조선> 98년 11월호에 ‘6.25는 김일성의 역사적 결단, 최장집 교수의 충격적 6.25 전쟁관’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월간조선이 최교수의 사상을 문제삼은 것은 최교수의 논문 ‘한국민주주의의 조건과 전망’에 실린 일부 문구였다. 당시 월간조선은 논문중 “전쟁 초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인민군에 가담하거나 북한군의 남진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라는 부분을 인용해 최교수가 친북적 전쟁관을 갖고 있다고 공격했지만, 이는 원문의 전후맥락을 생략한 채 일부부분만을 발췌해 놓은 것이었다. 그러나 최교수는 현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한국전쟁은 김일성의 '역사적' 결단이라는 구절이 들어있는 최장집 교수의 논문 구절을 트집잡은 것인데, 이미 90년대에 진중권이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2권의 '빨갱이 제조기' 챕터에서 논파한 수법을 개량하나 하지 않고 그대로 써먹다니 역시 뻔뻔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10년 전으로의 후퇴라는 말이 단순히 안티 2MB를 위한 레토릭이 아닌, 현실로 나타났다는 것이 체감이 된다.

 그렇다면 나도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다시 저들의 억지를 역사의 먼지속으로 묻어줄 수 밖에 없다. 트로츠키의 말대로 "너희는 너희가 왔던 곳으로 영원히 돌아가라! 역사의 먼지속으로!"

 사실 상당히 곤혹스러운 것은, 뉴라이트 학자들이 그토록 적대시하고 사장시키려 하였던 '좌파 민족주의' 의 관점을 조중동이 체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일' 은 가치판단적 어휘가 아니라 가치중립적 학술용어이다. '통일' 이라는 단어 자체에 아우라를 부여하고 '선' 과 동일시 하는 것은 '친북좌파' 들이나 하는 일이다. 그런데 왜 조중동은 한국전쟁이 통일전쟁이라는 것에 그렇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까?

 '통일' 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통일전쟁' 은 일반적인 침략전쟁과는 다른 뭔가 긍정적인 것이라는 관념이 전제되지 않은 이상 저러한 반응을 보일 수는 없다. 그리고 통일에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민족의 실존이라는 관념이 전제되어야 한다. 정리를 해보자.

통일=좋은 말(왜? '우리 민족' 이 하나가 되어야 하니까!)
통일은 좋은 것이므로 통일전쟁도 좋은 전쟁이다.
그런데 주경복은 한국전쟁이 '침략전쟁' 이 아닌 '통일전쟁' 이라고 한다.
'통일전쟁' 을 일으킨 김일성은 좋은 사람이 된다.(나의 통일은 그렇지 않아!)
김일성을 좋은 사람으로 만든 주경복은 빨갱이.


 저 기사를 쓴 기자들은 자백해보시라. 왕년에 통일 선봉대에서 민족통일을 위해 매진하다가 조중동에 프락치로 위장취업이라도 했는가? 게다가 '기습남침' 과 '통일전쟁' 은 서로 배타적 요소가 아니다. '통일' 을 하기 위해 '기습남침' 을 하여 '전쟁' 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다. 주사파 출신 기자들이라 논리가 좀 딸리는건 이해하겠지만  그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신문들에 기사를 쓰기 전에는 기초적인 논리 훈련 정도는 하고 오기 바란다.

 주경복 교수가 직접 밝혔다시피 침략전쟁과 통일전쟁의 구분은 '선악' 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 주체들에 대한 정치학적 규정의 문제이다. 물론 한국전쟁이 통일전쟁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한국전쟁 이전에 남북이 서로 다른 '국가' 로서의 자격과 형태를 갖추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지, 김일성이 했으므로 통일전쟁이 아니라는 주장은 학문적으로 경청할 가치가 없는 억지에 불과하다. 즉, 진지한 학술적 논의 대상을 선악 이분법적인 색깔론으로 단정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어디서 '듣보잡' 교수 한명을 데려와 자신들의 논의에 학술적 정당성까지 부여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뭐하는 어용학자인줄은 모르겠지만 성균관대는 김일영 교수를 해임하고 차라리 주경복 교수에게 정치학 교수직을 주는 것이 학생교육에 도움이 될 것이다. 통일이라는 단어의 성격과 '합목적성' 과 '정당화' 를 구분 못하는 인간이 논리라는 단어를 입에 담는 것을 보는건 상당히 괴로운 일이다. 그러고보니 수단을 목적에 종속시키는 것을 참지 못하는 정의의 투사 김일영 교수님이 나서야 할 곳은 따로 있다.
 
'북괴박멸' 이라는 '옳은 목표' 를 위해 '주석궁에 탱크를 몰고 가야' 한다는 조갑제 닷컴
'경제발전' 이라는 '옳은 목표' 를 위해 '종부세는 내리고 공공요금을 올려야 한다' 는 한나라당
'근대화' 라는 '옳은 목표' 를 위해 '노동자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 는 뉴라이트
'선진화' 라는 '옳은 목표' 를 위해 '민주주의적 절차와 합의는 무시' 하는 2MB


난 대학생들 교육을 하는 사람의 IQ가 저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 정말 경악스럽다.
그러니 머리가 안되면 몸으로라도 때워라. 리스트는 내가 제시했으니 타격투쟁은 취향대로 골라서 해도 괜찮다.

 마지막으로 10년전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자면, 최장집 교수는 <민주주의의 민주화>에서 밝혔다시피 통일지상주의자가 아니다. 주경복 교수의 개인 성향은 알 수 없지만 규정하는 것과 찬성하는 것을 구분을 못하다니 정말 일부러 그러는건지 멍청해서 그러는건지 모르겠다. 그럼 현 자본주의 체제를 규정하기 위해 고심하는 모든 맑시스트들은 충실한 자본주의의 파수꾼들인가?

 아마 저렇게 이미 쉬어버린 색깔론을 10년 전의 관에서 꺼내 네크로필리아를 과시하는 이유는 자신들에게 관심 좀 달라는 의도일 것이다. 그럴만도 하다. 공정택은 기존의 죄과에 최근의 악재들까지 겹치며 부패에 몰상식의 이미지로 낙인 찍힌 데다가 자신들이 직접 지원을 할 수도 없으니-그랬다간 역효과가 날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저들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주경복 교수를 비난하며 저런 멍청한 색깔론에 넘어갈만한 사람들을 규합하는 것 뿐이다.

 우리는 지나가던 개도 웃을 색깔론을 가볍게 비웃어 주고 30일날 투표소에 들러 표를 행사하면 된다. 한가지 내가 궁금한건, 저런 멍청한 기사도 효과가 있으니 쓰는 것일텐데 도대체 저런 기사에 몇명이나 넘어갈까 하는 점이다. 그리고 저들은 정말 통일은 좋은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일까?

 p.s. 조선일보 독자 블로그에서 한 구절 인용하겠다.

올바른 6·25 전쟁의 이해를 위하여 당시 당사자의 한 사람이었던 나도 한 마디 하겠습니다. 김일성 도당이 도발한 6·25 전쟁은 한 마디로 말해 무력 통일 전쟁

회사의 서버에 친북좌파를 기생시키다니 실망이다.
Trackback 0 Comment 0
2008/07/23 18:32

독도의 미로

  조그만 바위섬 하나 때문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현재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2MB 정권의 각종 모략들이 민중의 삶에 끼칠 영향을 생각하면 다소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할지도 모르는(천연가스? 어차피 채굴권은 시민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독도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눈 뜨고 코를 베일 수는 없기에 우리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를 대신하여 독도 문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국민들의 걱정에 반응하듯 국회에서는 '대마도 특별법' 을 발의하고 '해병대 파병' 을 이야기하는 등 나름대로의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그 열기와 비장함만 보자면 마치 이탈리아의 리소르지멘토(실지회복운동)라도 보는 기분이다. 그 열기가 생각할 수 있는 대뇌의 피질까지 모두 태워먹은 것 같아서 문제이긴 하지만. 감정적 반발에 기반한 저러한 '쇼' 는 독도 문제 해결에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일본 우익단체들이나 할 법한 발상을 의회가 앞장서서 법안의 형태로 내놓는 것을 보고 있자면 왜 대의제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지 이해가 된다.
 
  상당수의 시민들도 잘하는 것 없으니 정치에 대한 냉소부터 날리는 건 자제하자. 독도 문제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우물 안 개구리' 들의 총체적 문제이지 특정 집단의 두뇌 프로세스의 문제는 아니다. 하긴 앰네스티에 대해 법적 고발을 운운하는 경찰청장-세계제국 미국의 국무부 장관도 차라리 무시를 하면 했지, 앰네스티에 대해 법적 고발을 하는 것은 상상도 못할 게다-과 앰네스티가 UN 산하 기구가 아닌 NGO 라는 이유로 '편향된 운동권 단체' 쯤으로 생각하는 '촛불데모 반대' 시민들이 진치고 있는 사회에서 독도문제에 대해 국제적 감각을 지닌 신중한 대응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이미 촛불정국에서 명성을 드높인 HID는 일본대사관 공격에 들어갔다.
 
  하지만 어느 사회든지 사회의 평균적 수준에 뒤쳐진 부진아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니 일본과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는 뉴라이트 등은 무시하고 자정능력이 있는 시민들끼리 생각해보자. 일단 우리의 급선무는 머리에서 김을 빼는 것이다. 일본 정부와 본질적으로는 공생관계이긴 하지만 허구한 날 봉고차에 확성기를 장착해 다니는 일본 우익 단체의 장단에 놀아날 필요가 전혀 없다. 어차피 공식적인 일을 추진하는 일본 정부는 중요한 순간에 우익 단체와의 연결고리를 끊으며 연막전술을 구사한다. 그리고 그 순간, 일본 우익 단체와 비슷한 형태로 민족주의적 분노를 표출하던 한국인들만 덩그러니 남아 우스워지는 것이다.
 
  일본의 우경화 흐름을 손 놓고 바라보자는 것이 아니라 타깃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일본 정부에 대한 각종 규탄대회가 이어지고 모 대학 총학생회는 독도에 직접 방문하는 쇼까지 벌였지만 일본 정부는 한국 영토 내에서의 불만 표출로 움직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즉, 국내에서 2MB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촛불집회를 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그렇다고 일본 원정투쟁을 계획하면 곤란하다). 오히려 한국 내에서의 과도한 민족주의적 움직임은 반일감정으로 비화되어 일본 우익들만이 아닌, 일본의 평범한 시민들에게까지 위기감을 느끼게 하여 일본 내 여론을 악화시킬 위험까지 있다.
 
  우리가 국내에서 공격해야 할 것은 독도에 대한 공작을 펼치는 일본 정부가 아닌, 그 공작에 맥을 못 추고 있는 정부의 독도 대책 그 자체이다. 현재 정부든 의회든 시민이든 독도에 대한 대처방안은 일국적 시야 내에 갇혀있다. 우리들끼리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의지를 다지고 사실을 재확인하는 궐기대회를 하면 독도가 지켜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일본 정부는 이전부터 국제사회에서의 치열한 로비와 홍보를 통해 자국의 역사관을 확산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일본의 표면적 모습, 즉 일본 우익들의 난동에만 주목하여 '독도는 우리 땅' 이라는 대내적 홍보에만 주력하였고(그리고 2MB 본인은 사업가 시절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일본 유력 정치인과의 개인적 친분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믿은 것 같다) 시민들 역시 '독도는 당연히 우리 땅' 이라는 장밋빛 환상 속에서 주기적으로 궐기대회를 하는 것에 만족하였다.
 
  아마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넘기는 데에 한국 정부가 그렇게 정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 동안 일본이 행한 국제적 홍보 덕택에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말 그대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테니. 그렇지만 아직 독도에 대한 좋은 자료들은 많이 남아있다. 역사는 해석의 싸움인 만큼 기존의 자료들을 최대한 꼼꼼하게 검토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제 3자가 처음 듣더라도 수긍할 수 있는, 독도는 한국의 영토라는 논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해야 할 일은 정부의 합리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것과 동시에, 독도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우리의 논리를 만들어 해외에 널리 홍보하는 일이다. 단순히 한국인들끼리 모여 독도는 당연히 우리 땅이라는 자위에 그쳐서는 독도를 지킬 수가 없다.
 
  급격한 우경화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공세는 '국제호구' 2MB 라는 호재를 만나 독도 문제 외의 문제들까지 제기하며 전방위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사안이 터질 때마다 단순히 일본을 규탄하는 것은 구시대의 유물인 반일감정을 되살려 우리 내부의 증오의 에너지만 강화시킬 뿐 아무런 실제적 효과도 내지 못한다. 아니 그것이 또 일본의 민족주의를 자극하여 막장의 나선을 걷게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든 이상적으로든 우리는 일본과의 국교를 단절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현재 일본정부가 성실하지 못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은 문제지만, 일본 내의 양심세력들과 우경화에 동의하지 않는 시민들과의 연대는 시민사회 차원에서 가능하다. 일본의 정치인들이 우경화 된 것은 일본 시민들이 뽑아준 것이기 때문에 일본 시민들을 믿을 수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2MB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시민들보다는 믿을 만할 것이다. 일본과의 장기적 관계까지 고려한다면 독도에 대한 대응은 더 이상 일면적인 틀에 갇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독도에 대한 대응은 그것대로의 전장을 분리하고-아마 역사학계와 국제정치 무대에서 이루어질 것이다-그 외의 영역에서는 그것들 나름대로의 관계를 유지하면 된다. 아마 2MB는 대일관계에 있어서 실용적 태도를 취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지만, 그는 독도 외의 영역에 대한 친선유지를 위해 일본의 우경화마저 싸잡아 '친선' 의 이름으로 간주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바이마르 공화국 말기, 민족주의를 등에 업고 등장하여 공화국에게는 허용되지 않던 외교적 성과를 이루어내며 전 국민적 열광을 끌어내었던 사람은 다름 아닌 히틀러이다. 대내적 정책실패와 대내적 외교실패로 외통수의 처지에 놓인 2MB의 구원은 과연 마술적 지도자에게서 나올 것인가 아니면 시민들에게서 나올 것인가. 미래는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 그리고 이전과는 달리 총체적 난국 속에서 매우 강한 강도로 터져 나온 독도문제는 앞으로의 시민사회의 흐름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평화적으로 독도를 지켜낼 수 있는 합리적이고 냉철한 '역사의 전장' 을 선택할 것인지, 무력충돌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물리적 현실 세계에서의 원초적 반일감정의 폭발을 선택할 것인지는 모두의 자유로운 선택이다.  
   
 프레시안 게재

p.s. 독도 문제를 떠나서 시사IN 이번호(45호)는 꼭 사서 보기 바란다. 독도 문제 뿐만이 아닌, 다양한 충격과 공포의 기사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 이 글도 시사IN 이번호를 보고 필받아서 급하게 쓴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사IN > 사회 i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도의 미로  (0) 2008/07/23
Trackback 0 Comment 0
2008/07/21 16:37

요동치는 민족주의

사용자 삽입 이미지
 
7월 21일 오후 3시에 캡쳐한 싸이월드 메인 페이지 뉴스들이다. 굳이 강조표시를 하지 않았더라도 이 캡쳐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몹쓸 외국인' '동남아男' '日규탄' 등의 자극적 어휘로 표현된 각각의 기사들은 하나의 말을 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내셔널리즘.

기사를 하나씩 살펴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교인지라 보자마자 시껍해서 기사를 클릭하니 합성으로 믿고 싶어지는 이미지가 나를 맞이하였다. '대마도' '독도의 날' '침략주의' 등 별로 근거는 없는 가치판단적 어휘들이 나열된 피켓을 들고 확성기까지 준비해온 저 사람들을 보라!

 사실 나로서는 독도에 대해 왜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제정치학적인 문제에 대해 거창한 '역사' 를 들먹이며-아마 자신들이 아는 '역사' 대로 영토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순진한 발상에서 나온 생각일 것 같은데, 근대 국가의 영토가 어디 '역사' 대로 정해졌는가? 아니 그 '역사' 라는 것 자체가 하나만 존재 가능한 것인가?- 민족주의적 감정을 불태워봐짜 남는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독도문제에 대해서 본 글 중에 가장 합리적인 글은 다음의 2개였다.

쇠고기, 금강산 그리고 독도
꽉 막힌 독도 문제, 확 뚫을 방법은?

 아, 그리고 고대 총학은 아예 독도를 갔다고 한다. 올해 정기 연고전은 아예 독도에서 개최해도 좋을 것 같다.

 기륭전자와 홈에버 투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총학생회라는 것들이 저러고 있으니 참 걱정이다. 아예 학생 복지에만 신경쓸게 아니고 사회적 목소리를 낼 것이라면 실제적으로 의미도 있고 효과가 있는 쪽으로 내야 할 것이 아닌가. 저런 짓 할꺼면 그냥 학내 청소나 해라.
쪽팔려 죽겠다.

 다음은 자그마치 '몹쓸 외국인' 과 '동남아男' 에 대한 기사에 달린 베플들이다. 기사의 내용인즉슨 불법체류자가 약을 이용하여 수많은 여성들을 강간하고 기록을 남겼다는 것과 동남아 남자들이 한국인 정신지체 여성을 강간하고 결혼하여 영주권을 얻는다는 것이었다.
기사 내용보다는 베플이 더욱 살펴볼 가치가 있으니 감상해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상당히 재미있으면서도 무섭다. 내 기억으로는 유영철 사건에 대해서는 '한국인' 을 들먹이는 경우는 보지 못하였다. 하지만 불법체류자나 이주노동자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그 범죄는 그들의 일반적인 '민족성' 을 대변하게 된다. 그렇다면 '동남아인' 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의 나라에서 허구한날 섹스관광을 즐기는 한국인들은 발정난 민족으로 보일게다.

 외국인이라고 욕할 것 없다. 여성을 성적인 도구로밖에 보지 못하는 것은 경제발전 단계가 낮아 전근대적 요소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국가 혹은 계급들의 일반적 특성이니까. 빅토리아 시대 영국 부르주아들은 SM 클럽을 애용하였고 파리의 노동자들은 창녀와 뒹굴었다. 아, 그러고보니 한국도 미아리가 있다. 현재도 한국의 블루칼라들은 도우미 노래방을 매우 애용한다. 그리고 화이트칼라는 룸살롱. 해소하는 방법이 '합법적' 이냐 '불법적' 이냐의 차이이지 근본적인 발정난 심리는 동일하니 괜히 같잖게 민족성이네 근성이네 운운하지 말고 성평등 의식 확산에나 노력하는게 좋을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 내가 아는 선에서는 저 리플들에서 '불법체류자' 를 '미군' 으로 바꾸어도 팩트가 별로 바뀌는 건 없다. 불체자를 모두 추방해야 한다고 난리를 친다면 이어서 주한미군 철수투쟁이라도 할 것인가? 이건 민족성의 문제가 아니라 계급적 교양의 문제이다. '불쌍한' 불법체류자들과 성폭행범은 서로 배타적인 요소가 아니다. 상기하자. 가정에서 폭군이였던 유신세대의 가부장적 아버지들은 모두 고된 노동을 하던, 국가의 착취대상이었다. 그리고 그 아버지들이 모두 '악마' 는 아니었고 착취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동운동을 하였듯, 이주노동자들 역시 젠더적 관점이 결여되었을 뿐 그 자체가 총체적 악의 인격체는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계급적 관점을 망각한 내셔널리즘의 광기는 한국인 혹은 백인에게 강간당한 여성들은 헤픈 여자-아마 백인과 '놀아나는' 여성에 대한 비난은 상당부분이 제국의 시민에 대한 열등감의 발로일 것이다-로 만들며 유색인종에게 강간당한 여성은 순식간에 '민족의 순결한 누이' 로 탈바꿈시킨다. 전자는 꼬리를 먼저 친 것이 되지만 후자는 우리 민족의 착한 심성으로 동정심을 가지고 접근한 것이 되는 셈이다.

 이런 제노포비아적 경향이 강화되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어렵다는 것의 반증이리라. KKK 단은 노예가 노동자가 된 후 노동력을 확보하기 어렵게 된 남부의 반란. 수정의 밤은 초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붕괴된 바이마르 공화국의 반란. 세계 어느곳의 역사를 보더라도 삶이 피폐해질 수록 사람들은 현실을 직시하기 보다는 타자에게 가상의 악마를 투사하여 그들을 공격한다. 특히 즉자적 계급의식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한국에서 타자는 필연적으로 '국민' 이 아닌 존재에 투사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가지만 명심하자. 우리가 유색인종을 보는 시선은 바로 백인이 우리를 보는 시선이다. 진중권의 말을 빌리자면, 세계 제국의 시대에 누렁이들이 좋아할 일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누런피부 하얀가면의 환상 속으로 도피하는 것은 현실 도피일 뿐 아무것도 개선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환상 밖의 현실에서 히틀러는 다시 웃고 있을 것이다.

p.s. 여성에 대한 시선도 매우 우려되는 만큼 이것은 현재의 내셔널리즘과 엮어서 따로 글을 쓸 것이다.
Trackback 0 Comment 2
2008/07/20 19:16

오바마의 아프간 방문과 제국의 경영

 웹서핑을 하던 중 우연히 오바마와 관련된 재미있는 외신(http://www.reuters.com/article/asiaCrisis/idUSISL226961)을 보게 되었다. 미국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오바마에 대한 뉴스들은 그리 새로울 것은 없다고 생각하였지만 본문을 보고 생각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 때에도 물론 후보들이 일선 군부대를 방문하는 연출을 벌이기도 하며 현직 대통령 역시 일선 군부대에 방문하여 사진을 박곤 한다. 이것이 군 장병과 장성들의 표 및 지지율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오바마의 군부대 방문은 그 격이 다르다.

 자국 내의 군부대를 방문한 것이 아닌, 해외에 주둔 중인 자국의 군부대를 방문하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게다가 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자신에 대한 군 통수권자로서의 자질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하였고(이것이 한국의 안보관 논쟁 따위와는 질적으로 다른, 세계 제국의 군사력을 실제로 사용하며 지휘하는, 진정한 '세계의 황제' 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다), 그의 대외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아프간 방문에 이어 유럽을 순회한다고 한다.

 이쯤되면 일국의 대통령 후보(!)가 벌일 수 있는 일의 스케일을 훌쩍 넘어선다. 이는 세계제국의 황권계승자가 새롭게 만들어갈 자신의 제국의 발판을 다지는 작업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미 오바마는 부시와는 확연히 다른 자신만의 밑그림을 그려놓았고 그 정초작업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런 행보와는 별개로 오바마가 계승받는 미 제국은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대표되는 대내외적 경제조건의 악화와 지역 공동체와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국의 단극체제 붕괴는 미국에게 새로운 모습을 요구한다. 이미 이란에 대한 미국의 ‘항복’ 은 변화된 국면을 보여준다. 아마 세계경찰을 자처하는 제국의 유지비용에 지친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이 될 ‘착한 오바마’ 는 세계의 자본순환 구조를 다시 산업자본 중심으로 바꾸고 레이거노믹스 이전의 착근된 자유주의 시대로 돌아가려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제국의 해체는 이미 기축통화로서의 가치를 상당부분 잠식당한 달러의 마지막 가치마저 없애버림으로서 그 자체로 미국에게는 위기가 된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제국의 해체에는 비용이 따르는 법이다. 미 제국이 해체 된다면 들끓는 솥 위에 미국의 군사력이라는 돌을 얹어놓은 중동의 정세가 더욱 요동칠 것이다. 때문에 오바마는 제국주의에 대한 자신의 신념과는 관계없이 제국의 유지를 위하여 노력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그는 과연 어떠한 형태의 제국을 만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제국의 마지막 황제가 될 것인가.

Trackback 0 Comment 0
2008/07/17 20:01

이영희 노동 "민주노총, 탄압 운운 말고 자성해야"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17일 "노동자의 파업은 도덕적 정당성에서 출발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며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의 도덕성이란 (노동조합이) 행동을 자제하고 위기 극복에 함께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희 장관은 이날 노동부 출입기자와 만나 "(민주노총이) 우리 경제를 걱정하는 근로자의 대표라면 탄압 운운할 것이 아니라 자성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을 맹비난했다.

 '미국산 쇠고기 저지' 총파업에 대해서도 이 장관은 "정치적 의사 표시를 할 수 있지만, 생산·산업 현장은 정치와 무관하게 쉴 사이 없이 움직여야 한다"며 "우리의 법은 정치적 파업이 허용돼 있지 않음에도 민주노총이 '현 정부를 무릎 꿇린다', '생산 질서에 타격을 가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영희 노동 "민주노총, 탄압 운운 말고 자성해야">, 프레시안, 7월 17일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서 “노동운동은 이익집단운동으로 전락했다” 라든가, “초심으로 돌아가자” 라고 말하며, 가거의 도덕적 가치를 불러들이고 이 사태에 대해 도덕적으로 개탄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이들 운동이 더 이상 과거의 도덕성을 견지할 수 없는 것은, 거시적으로는 민주화라는 정치적 조건의 변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경제발전에 의한 노동시장 조건의 변화 때문이기도 하다. 미시적으로는 운동에 헌신하는 개인이 자기 이익에 반해, 그리고 인간의 행복 추구 욕구에 거슬러 지속적으로 도덕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할 때 도덕주의적 운동은 네메시스의 제물이 되는 처지에 놓인다. 운동의 도덕화와 현실간의 괴리가 커지면서, 결과적으로 운동의 도덕성 위기라는 역설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노동운동이 애초 내세웠던 도덕성의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는 순간, 이 도덕주의를 통하여 노동자를 이롭게 하는 무언가의 수행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순간, 반노동적인 보수파들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로부터도 가혹한 조롱과 비판의 대상이 된다.

<민주주의의 민주화>, 최장집,  p.72-73


2004년 기준 GDP 세계 10위, 교역량 세계 12위의 OECD 가맹국가라는 사실과 대비하여, 한국의 노동자들이 사회경제적 차원의 보편적 시민권을 여전히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한국 민주주의의 커다란 치부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의 민주화는, 핵심적인 생산자 집단으로서 조직노동자를 평등한 사회성원으로 그리고 노사관계에서 기업의 정당한 파트너로 인정하는, 이른바 사회통합적 의식혁명을 갖지 못했다. NL적 문제의식과는 달리, PD적 문제의식은 현실 속으로 투입되지 못한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그것은 냉전반공주의와 권위주의적 산업화의 성장이데올로기가 중첩되면서 완강한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를 구축한 결과물임에 분명하다. 그러므로 한국 사회는 노동관련 의식에 관한 한 철저하게 계급적이다. 한국 사회의 상류층과 중산층, 나아가 한국인 일반이 노동에 대해 갖는 인식은 분명 계급적으로 차별적이다.

 민주정부의 지도자들과 노동정책의 결정자들이 노동과 노동문제를 바라보는 인식 역시 이러한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에 기반해 있다. 현 정부가 비정규직 입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여 준 정규직 노조에 대한 인식이 그러하다. 정규직은 강성노조의 보호를 받으며 고용보장, 높은 임금, 풍부한 사내복지를 누리는 일종의 노동귀족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나친 혜택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이 혜택을 그렇지 못한 비정규직과 나누어 갖는 도덕성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부터 파생되는 논리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중략)......

노동자들은 공익, 또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여기에서 공익이란, 노동자의 역할은 묵묵히 기업의 이윤 창출에 봉사하고 그것이 모아져 국민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하며 여기에 장애가 될 만큼 높은 임금이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담는다. 그들의 이익표출과 요구는 파업이나 농성과 같은 집단행동으로 나타나거나 더욱이 폭력적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어떤 다른 집단보다도 법의 지배에 따라야 한다.

<민주주의의 민주화>, 최장집, p. 153-154

Trackback 0 Comment 2
2008/07/17 19:00

내셔널리즘의 덫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이어 정권마다 반복되던 독도 문제가 곧바로 불거져 나왔다. "2MB 대통령이 독도를 일본에 팔아넘기려 한다"는 '독도 괴담'을 방불케 하는 <요미우리>의 자극적인 보도 내용과 사안 자체의 심각성은 독도 문제를 금세 여론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또, 대북문제에서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정부는 이번만큼은 '건수'를 잡은 듯 마음껏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독도 괴담'의 주인공인 만큼 그 혐의를 벗기 위해 열심인 모습이 꽤나 가상하다. 하지만 역시 '2MB'는 역시 '2MB'다.
 
  청와대는 <요미우리>와 일본 정부에 한국의 내분을 획책한다며 비난했다. 동시에 독도 문제로 맹공을 퍼붓는 야당에 대해서도 '자국 정부보다 일본의 우파 신문을 믿고 대통령을 공격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자국민보다 극우 언론을 믿는 정부의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닌 것 같지만, 2MB를 제외하곤 누구도 완벽하지는 않으니 일단 넘어가기로 하자. 같은 날 나온 다른 보도를 보자. 2MB 대통령은 지난 15일 부산시 업무보고 및 부산 발전전략 토론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외환은 어쩔 수 없지만 내우(內憂)는 하나가 돼 극복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제시된 두 가지 사실을 기억하고 초점을 잠시 '공화국 북반부'로 돌려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미국 정부와 언론의 북한 인권문제 제기에 대해 "지도부와 인민을 분열시키려는 음해공작이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북한의 식량위기는 미제의 고립 압살 책동 때문이니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전 인민의 단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에 핵 문제를 제기하는 남한의 '동족'에 대해서는 모두 '미제의 앞잡이'로 매도하고 있다.
 
  극적인 비교를 위해 다소 과장을 하기는 했지만, 기본 구도가 상당히 유사하다. 외부의 적과 어려운 환경을 설정하고 그것을 빌미로 내부의 총화단결을 호소(라고 쓰고 협박이라고 읽는다)하는 수법은 나치 이래로 전체주의 세력들의 고전적 수법이다. 이러한 이분법적 구도 속에서 '아군'의 악덕을 비판하는 내부 구성원들은 '적군'을 이롭게 하는 반역자로 간주되어 숙청 대상이 된다. 일본 재단의 자금을 지원받는 낙성대 연구소-노파심에서 말하자면 필자는 식민지 근대화론이 '친일적'이기 때문에 매도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보다 일본 언론을 인용해 대통령을 공격하는 민주당이 '국가의 반역자'에 가까워지는 순간이다.
 
  사실 이 수법을 가장 성공적으로 구사한 인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취임 초기부터 반대세력에게 '반미 민족주의 진보'로 낙인찍힌 노무현 대통령은 강경한 대일발언과 자주국방이라는 명분을 통해 대중의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했다. 그는 반대세력이 자신에게 붙인 딱지를 오히려 정치적 자산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그는 참여정부 때 신자유주의적 사회질서를 전면적으로 도입해 사회 각 계급을 재편했고, 이에 따른 불만은 국가와 민족의 이름으로 억압되었다. '국익'이라는 단어가 대부분의 정치적 논란을 종결짓고, 잘못을 전가하는 보도가 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반대자들은 '친일세력'으로 규정되어 규탄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평소 민족의 해체를 주장해 대표적 '친일세력'으로 인식되는 '뉴라이트' 세력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2MB 정권의 총화단결 호소는 참여정부가 자극한 민족주의 정서와 맥락도 다르고, 효과도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극한 민족주의 역시 '선진 국가'를 위한 국가주의적 프로그램의 외피에 불과하다는 면에서 2MB의 노골적 국가주의와 본질적으로는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정치에서 포장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2MB의 딜레마는 자신은 끝없이 국가주의를 강조하지만, 이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종족담론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민족주의와 불협화음을 일으킨다는 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MB 정권은 국가주의를 향한 질주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기세다. 정부는 독도 문제에 대해 신중한 대응을 주문-금강산 문제에 대한 쌍팔년도 식 발언을 보자면 특별히 성숙한 정세판단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이념적 편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하면서도 대내적으로는 "일본의 언론을 보라", "여야도 없고, 진보-보수도 없고 모두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우리는 본질적이지도 않은 것으로 안에다 총질을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와 같이 노골적으로 총화단결을 호소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신중한 대응을 외치면서도 마치 외부의 적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일 것인 양 대내적 단결을 호소하는 것은 다소 형용 모순 같다. 과연 무엇을 위한 총화단결일까?
 
  이러한 모순된 국가주의 드라이브가 계속된다면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라는 내셔널리즘(Nationalism)의 두 얼굴이 서로 대립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MB 정권은 '우리 민족끼리' 에 대한 반명제로서의 친일, 친미적 보수 세력을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종족담론을 끌어들일 수 없다. 또 2MB 정권은 참여정부의 '황우석 현상' 같은 국가지도자와 민족의 구세주가 일치하는 통일된 내셔널리즘도 확보할 수 없다. 그렇지만 2MB의 대외정책 실패와 일본의 우경화는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국내의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고 그 세력을 결집시킬 것이다. 그리고 이 세력들은 2MB의 우군보다는 대항세력이 될 공산이 크다.
 
  촛불이 시작된 이래 '민주-반민주' 의 구도로 나타났던 대립구도가 10년을 더 후퇴해 '매국노-민족'의 구도로 전환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아마 이런 구도는 한일협정 반대시위를 주도했던 2MB 자신이 더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상당부분 위험한 조짐이 보인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독도 관광 붐이 일어나고, 독도 관련 영화가 개봉되고, 독도 관련 법안들이 무더기로 발의되는 '독도 마케팅'은 매우 우려스럽다. 이런 경향이 지속된다면 촛불시위에서 다양한 형태로 막연하게 표출된 내셔널리즘은 독도라는 구체적 대상을 만나 본격적으로 발현될 것이다.
 
  문제는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대립 구도는 양자가 서로를 '반국가 세력', '매국노'로 규정하는 극한의 대립 속에서 양자를 포괄하는 내셔널리즘 자체의 상승작용을 유도하며, 이렇게 강화된 내셔널리즘으로는 어느 쪽이 승리하든 대립의 발단이 된 내우외환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해결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아니,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데에 일조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이데올로기에 갇힌 대외정책의 막장은 부시 행정부의 지지율이, 국가 혹은 민족의 이름으로 호소된 총화단결의 끝은 계급지배의 강화로 귀결된, 레이거노믹스의 파탄이 이미 증명해주고 있다.
 
  아마 앞으로 2MB 정부가 무엇을 하든 그 태생적 한계와 특유의 촌스러움으로 인해 단결된 국민의 동원에는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는 전체주의 사회의 도래가 아닌, 앞에서 말했다시피 국가주의를 내세우며 억압하는 지배블록에 대한 도전연합의 저항이 민족주의를 표방하며 전선이 내셔널리즘 내에서 형성되는 경우이다. 이 상황이야말로 정부가 주권의 두 요소인 대외적 자율성-사실 2MB 정권 하에서는 이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과 대내적 수행력 모두를 상실하는 순간이며 대항세력마저 내용물이 다를 뿐 형태는 같기에 그 미래마저 기약할 수 없는 캄캄한 상황일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요구되는 자세는 각자가 각자의 영역에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정부는 외교문제를 빌미로 주제넘게 시민사회에 대해 윽박지르는 것을 중단하고 본연의 임무인 외교에 충실하게 임하고, 시민들 역시 독도관광 따위의 쇼에 열광하기보다는 정부의 외교정책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그에 대한 의견을 표출해야 한다. 2MB 외교정책의 문제점은 예전부터 수없이 지적되어 왔지만 그것을 방치한 건 우리들 자신이다. 사실 우리가 일장기를 태운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일본 정부의 행동을 바꿀 수는 없는 자위에 불과하다는 것은 스스로가 잘 알고 있지 않는가? 독도 관광 한번으로 숭고를 체험하기에는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프레시안 게재
Trackback 0 Comment 4
2008/07/15 03:13

유인촌의 친척?

 어제는 최고기온 30도 이상의 폭염이긴 하였지만 아무튼 날씨는 화창하였기 때문에, 방에 박혀서 책만 볼 수는 없다는 바람이 들어 하릴없이 대학로로 가서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나를 대학로의 예쁜 소규모 카페 ‘수다’ 로 데려갔고, 우리는 한참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나중에 보니 3시간은 넘게 수다를 떤 것 같다). 재미있게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하다 보니 어느덧 대화는 시국진단에까지 이르렀다.

 아마 황지우 시인이 아직 살아있고,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총장으로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시작이 된 걸로 기억한다. 황지우 시인이 노무현 코드인사로 분류되어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양촌리 유인촌이 물러나라고 할 급수의 인물은 아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며 함께 유인촌을 까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친구의 한마디

“내 친구가 유인촌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된 것을 보더니 갈 데까지 간 것 같대”

에 우리는 모두 동의하며 계속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러던 도중 갑자기 테이블 옆에 전인권을 연상케 하는, 선글라스와 봉두난발의 중년 괴인이 스윽 나타나더니 한마디를 던졌다.

“방금 유인촌이 문광부 장관이 되어서 갈 데까지 갔다고 했는데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

 머릿속에서 사적인 대화를 방해받은 데에 대한 황당한 감정과 유인촌의 막장 행각들이 뒤얽혀서 떠오르는 동안 이미 친구가 그냥 다른 친구가 한 말이었다고 대충 대거리를 하여 그 괴인은 테이블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그 괴인은 카페를 나가며 종업원에게 투덜대기 시작했다.

“유인촌 장관 열심히 하고 있는데 칭찬해줘야지 왜 욕을 합니까?”

 막스 베버의 <직업으로의 정치> 를 권해주고 싶었다(그리고 괴인이 종업원에게 투덜거릴 동안, 소심한 나는 심정윤리와 책임윤리는 구분하는게 기본 아니냐고 친구에게 궁시렁대고 있었다).

 여하튼 괴인이 나간 후 친구와 나는 매우 황당해 하면서-게다가 친구의 어머니가 예술계에 종사하시기 때문에 그 황당함은 더 하였다- 그 괴인의 정체에 대해 추측을 하기 시작하였다.

 친구와 함께 세운 유력한 가설은 아마 유인촌의 친척이 아닐까 하는 것이였다.

 하고 다니는 건 영화감독 혹은 미술가의 분위기가 느껴졌지만, 제정신 박힌 예술인이 매너까지 밥에 말아먹으며 유인촌을 옹호할리는 없잖은가. 한국 예술인들의 질이 그 정도로 바닥에 떨어지지는 않았으리라 믿는다.

 도대체 카페에서 다른 테이블의 대화를 듣고 멋대로 끼어드는건 어디서 배워먹은 매너인 줄 모르겠다. 아마 카페에서 불가항력적으로 들리는 대화의 내용들에 일일히 반응을 보인다면, 아마 나는 카페에 갈때마다 2MB 신도들과 전투를 벌여야 할 것이다. 유인촌 친척분(?), 매너가 황이네.

 여하튼 2MB의 지지율이 왜 7%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자발적 충성’ 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일상의 궤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인촌의 친척?  (0) 2008/07/15
막장 대화록  (0) 2008/07/13
올나잇 데모 후기  (2) 2008/06/01
피곤한 하루  (0) 2008/05/16
다음주까지 해야 할 일 리스트  (0) 2008/05/08
Trackback 0 Comment 0
2008/07/13 04:22

막장 대화록

평균연령 2X 세의 남자 여섯이서도 정말 재미있게(좀 막장스럽게) 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하루였다-_-


-장면 몇개-


01.


A : 아마 불교가 지금까지 2MB에게 쌓인게 되게 많을꺼야. 영남에 불교인구가 많은데 그 사람들이 박근혜에게 기우는 이유가 있어.


B : 그래도 절 다니는 인구가 개신교 인구보다 많잖아.


C : 불교 교리상 개신교처럼 응집력 강하고 목소리 강하게 내기가 힘들지.


D : 근데 절은 대부분 영남 노인네들이 많이 다녀서 아마 20년 후에는 세대가 바뀌면서 헤게모니가 넘어갈 것이란 말이지. 요새 인터넷 보면 '교회 오빠' 와 '절 오빠' 이야기도 있잖아. '절 오빠' 의 어색함은 불교의 젊은 피 수혈이 안된다는 것의 반증이지. 우리 주변에도 절 다닌다고 하는 사람은 별로 없잖아.


A : 절오빠 ㅋㅋㅋㅋ 그냥 보살오빠 라고 하는건 어때?


일동 : 보살오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 : 보살오빠, 엄지랑 중지가 붙어있어요 ㅠ_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2.


B : 28일날 프레스 센터 앞에서 전경이랑 대치할때 진짜 웃긴 스님을 봤는데, 전경들이 길 막고 있고 택시가 못지나가고 있으니까, 완전 만취한 스님이 와서 택시를 탁탁 치면서 '뚫어, 피 없는 혁명은 없어!' 를 외쳤음 ㅋㅋㅋ


일동 : 운동권 스님이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 : 난 공익이니까 훈련소에만 있었는데 거기서도 종교활동은 하더라고. 근데 훈련소 나와서 훈련소 동기들이랑 호프에서 치킨이랑 맥주를 마시는데 옆 테이블에 그때 종교활동 담당했던 스님이 혼자 치킨이랑 맥주를 먹고 있었어. 페리카나 보살님 ㅋㅋㅋㅋ


일동 : 페리카나 보살 ㅠ_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3.


A : 지도교수가 맑스주의자면 제일 짜증나. 운동권들은 맑스 해석을 꼭 실천이나 투쟁으로 연결짓는데 옆에서 교수가 계속 스탈린주의자라고 태클걸고 '넌 60년대 일본에서 공부했냐' 라고 하고 '요새 어떤 놈이 혁명 하자고 해? 혁명 일어나면 나도 안나갈꺼야' 이러고.


C : 난 지도교수의 지도교수는 맑시스튼데 지도교수가 독실한 기독교인이라 내가 맨날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하다가 졸지에 맑시스트로 찍혔어. 교수가 나보고 동방 노력자 대학 출신이라고 하고 ㅋㅋㅋㅋㅋㅋ


일동 : 동방 노력자 대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4.


A : 요새는 모르겠는데 이러다가 우리도 남한에서 활동하는 북한 공작원들에게 잡혀가는거 아니야? 남산 밑에 있는 북조선 인민무력부 대남공작부서 공작실 ㅋㅋㅋ


B : 이한영처럼 암살 당할지도 ㅋㅋㅋㅋ


D : 그런데 요새도 활동한다면 진중권이 제 1 타겟일듯.


B : 진중권이 암살 당하면 진빠들이 진격해서 전쟁날지도 ㅎㅎ


A : 이한영이야 김정일 여자관계를 여기저기 다 까발리고 다녀서 암살당한거고. 아마 국정원에서도 묵인해주지 않았을까. 이용가치도 없고 원래 최고위층끼리의 교감이란게 있으니. 황장엽은 국정원 안가에서 잘 살고 있잖아.


C : 이한영은 연예가 중계고 황장엽은 PD수첩이지. 왜, 요새도 PD수첩은 지키자고 하잖아.


일동 : 연예가 중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상의 궤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인촌의 친척?  (0) 2008/07/15
막장 대화록  (0) 2008/07/13
올나잇 데모 후기  (2) 2008/06/01
피곤한 하루  (0) 2008/05/16
다음주까지 해야 할 일 리스트  (0) 2008/05/08
Trackback 0 Comment 0
2008/07/12 02:58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는 가지 말라는 격언은 단순한 당위적 명제가 아니라 아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인간관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뭇 참새가 봉황의 뜻을 알 수 없듯이, 까마귀들은 백로의 흰 순수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리와 같이 검어지지 않고 왜 혼자 순수한 척 할까' 이들은 백로의 순수를 순수 자체로 보고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백로의 순수 자체를 본질적인 비순수로 생각한다. 즉, 애초에 흰 깃털이 아닌 검은깃털 하얀가면으로 백로를 파악했기에 백로의 순수성은 어느덧 거짓과 가식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 속에서 백로는 까마귀들의 좋은 안주감이 되기 마련이고 결국 상처받는 건 백로 혼자요, 쾌감을 느끼는 건 까마귀 전부이다. 따라서 백로의 입장에서는 까마귀들이 노는 곳에 끼어봐짜 하등 좋을 것이 없는 것이다. 이들은 면전에서는 백로의 순수를 찬양하겠지만 뒤에서는 그 순수를 거짓으로 취급할테니.
Trackback 0 Comment 0
2008/07/10 13:55

문뜩 떠오른 헛생각

골프를 치다 벼락을 맞을 확률 혹은 로또를 연속으로 2번 맞을 확률의 인간 광우병에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이 노출될 것이라 생각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현재 성적과는 관계없이 자기 자식만은 특목고와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심리는 동일선상에 있는 것일까?
한국사회의 지독한 가족중심주의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볼 수도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문뜩 떠올랐다.

Trackback 0 Comment 0